CLARITY 법안 통과 확률은 단 13%에 불과

CLARITY Act 법제화 확률 13%까지 하락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재편할 CLARITY Act가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지만, 연내 법제화 가능성을 바라보는 예측시장의 기대는 크게 낮아졌다. 폴리마켓에서 H.R. 3633, 이른바 CLARITY Act가 2026년 안에 법률로 확정될 가능성을 반영한 확률은 13%까지 떨어졌다. 지난 2월 한때 82%까지 올라갔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몇 달 사이 시장의 기대가 급격히 위축된 셈이다.
해당 폴리마켓 계약에는 1150만달러가 넘는 거래가 쌓였다. 반면 칼시에서는 법안의 최종 통과가 아니라 상원에서 실제 표결이 진행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계약의 확률이 훨씬 높게 형성돼 있다. 칼시 참여자들은 10월 1일 이전 상원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을 91%로 반영하고 있으며 이 계약의 누적 거래량은 125만달러를 넘어섰다. 암호화폐 시장 구조 관련 규제가 최종적으로 채택될지를 다루는 칼시의 대형 계약에는 680만달러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두 예측시장의 차이는 상원이 CLARITY Act를 표결대에 올릴 가능성과 실제 법제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별개의 문제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원에서 절차적 표결이 진행될 가능성에는 높은 확률이 형성된 반면, 법안이 의회를 모두 통과해 2026년 안에 법률로 확정될 것이라는 기대는 크게 낮아진 상태다.
9월 15일 상원에서 첫 관문
CLARITY Act는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에 연방 차원의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법안은 2025년 7월 17일 하원에서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통과됐으며 이후 상원으로 넘어갔다.
법안은 디지털 상품 현물시장에 대한 상품선물거래위원회 CFTC의 감독 권한을 확대하고, 증권에 해당하는 디지털자산 발행과 관련 거래 영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 SEC의 감독 체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두 기관의 역할을 구분한다. 미국 암호화폐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SEC와 CFTC 사이의 관할권 문제를 법률로 정리하는 것이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다.
다음 절차는 9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다만 이날 진행될 절차는 CLARITY Act 자체를 최종 통과시키는 본회의 표결과는 다르다. 상원이 법안 심의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동의안에 대한 토론종결 절차가 예정돼 있으며 이를 통과하려면 60표가 필요하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에서 53석을 확보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 전원이 찬성한다는 전제에서도 최소 7명의 민주당 또는 민주당과 함께 움직이는 의원들의 지지가 추가로 필요하다. 상원에서 초당적 협상이 필요한 이유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법안 통과 가능성에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암스트롱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협상을 통해 각자 원했던 내용의 약 90%를 확보했다고 평가하며 60표 확보 가능성에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반면 일부 시장 분석기관의 전망은 훨씬 낮아졌다. 캐피털 알파 파트너스의 이언 카츠는 CLARITY Act가 통과될 가능성에 대한 추정치를 기존 약 40%에서 25%로 낮췄다. 갤럭시 디지털도 8월 들어 법안 통과 가능성을 10% 수준으로 평가하며 이전보다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윤리 규정과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쟁점
법안 협상이 막혀 있는 첫 번째 쟁점은 공직자의 암호화폐 이해관계와 관련한 윤리 규정이다.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을 포함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의회 의원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가 재임 중 디지털자산 사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을 제한하는 강제력 있는 조항을 요구하고 있다.
질리브랜드는 공직자와 배우자가 자체 디지털자산이나 밈코인을 발행하거나 후원하는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윤리 조항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시장 구조 법안에 대한 민주당 내 지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이 협상 과정에서 이어졌다.
두 번째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보상이다. 암호화폐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거나 사용하는 고객에게 일정한 보상이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전통 금융권은 스테이블코인이 이자를 지급하는 은행 예금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할 경우 은행 예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제한을 요구해 왔다.
상원에서 논의된 법안은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잔액 자체에 대한 보상과 실제 결제나 거래 활동에 연계된 보상을 구분하는 구조를 담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은행권과 암호화폐 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서면서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세 번째는 탈중앙화금융 DeFi와 비수탁형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규제 범위다. 법안에는 이용자의 자금을 직접 통제하지 않는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인프라 제공자를 금융 중개기관과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개인이 직접 디지털자산을 보관하는 셀프 커스터디에 대한 보호 역시 주요 조항 가운데 하나다.
동시에 중앙화된 주체가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서비스를 단순히 DeFi라는 이름만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논의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지, 중앙화된 통제권이 존재하는 프로토콜에 어떤 의무를 부과할 것인지가 상원 협상의 또 다른 쟁점으로 남아 있다.
SEC와 CFTC는 자체 규제 작업 병행
의회의 CLARITY Act 처리가 지연되는 동안 SEC와 CFTC는 기존 권한을 활용한 암호화폐 규제 정비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폴 앳킨스 위원장이 이끄는 SEC는 암호화폐에 대한 기존 규제 방식을 수정하면서 디지털자산을 유형별로 구분하는 분류 체계를 제시하고 증권법이 적용되는 범위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CFTC 역시 디지털자산 파생상품과 레버리지 거래, 탈중앙화금융 등과 관련한 규제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회 입법이 완료되지 않더라도 두 기관 차원의 규제 기준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앳킨스 SEC 위원장도 행정부와 규제기관의 조치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확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회의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규제기관이 자체 권한으로 만든 규칙과 해석은 향후 행정부나 위원회 구성이 바뀌면 다시 수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CLARITY Act의 다음 절차는 9월 15일 상원에서 진행된다. 법안 심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절차를 넘으려면 60표가 필요하며, 폴리마켓에서는 2026년 내 법제화 확률이 13%까지 내려간 반면 칼시에서는 10월 1일 이전 상원 표결 가능성이 91%로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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