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6년 만의 상대적 부진 흐름 뒤집어

비트코인 6년 만의 상대적 부진 흐름 뒤집어
비트코인이 수개월 동안 이어졌던 미국 증시 대비 부진에서 벗어나 강한 상대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비트코인은 6만5000달러 아래에서 8만달러에 가까운 수준까지 이틀 사이 약 25% 급등하며 올해 가장 강한 단기 회복세를 나타냈다.
단순히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다는 것보다 주목받는 부분은 같은 기간 미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이다. 비트코인이 급등하는 동안 S&P 500과 나스닥은 최근 이어졌던 상승 흐름을 멈추고 주간 하락으로 돌아섰다. 지난 몇 달 동안 미국 증시가 상승할 때조차 상대적으로 약했던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뚜렷한 우위를 나타낸 것이다.
Glassnode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비트코인이 S&P 500보다 높은 하루 수익률을 기록한 날은 전체 거래일의 약 3분의 1에 불과했다. 반대로 보면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날에서 S&P 500이 비트코인보다 강했다.
Glassnode는 이를 최근 6년 동안 관측된 비트코인의 가장 긴 상대적 부진 구간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가격 급등으로 이 흐름에 처음으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3개월은 주식이 비트코인을 압도
최근 급등이 나타나기 전까지 비트코인과 미국 증시의 분위기는 상당히 달랐다. 비트코인은 5월 8만3000달러 부근에서 상승이 막힌 뒤 의미 있는 추세 반등을 만들지 못했다.
반면 S&P 500은 같은 기간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90일을 기준으로 보면 비트코인은 약 20.6% 하락한 반면 S&P 500은 약 4.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 구분 | 최근 흐름 |
|---|---|
| 비트코인 최근 90일 | 약 20.6% 하락 |
| S&P 500 최근 90일 | 약 4.8% 상승 |
| BTC가 S&P 500을 앞선 거래일 | 최근 3개월 약 3분의 1 |
| 상대적 부진 기간 | Glassnode 6년 데이터에서 최장 |
비트코인과 미국 기술주가 모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차이다.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확대되고 투자자의 위험 선호가 높아지는 환경에서는 나스닥과 비트코인이 함께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에는 미국 주식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동안 암호화폐 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특히 대형 기술주와 AI 관련 주식의 상승이 미국 증시를 지지했지만 같은 위험자산 범주에 있는 비트코인으로는 비슷한 규모의 자금이 이동하지 않았다.
변화는 비트코인 급등 전부터 시작
비트코인의 상대성과 변화는 8만달러에 가까운 급등이 시작되기 전부터 나타났다. 월요일 S&P 500이 0.5% 넘게 하락한 날 비트코인은 약 2% 상승했다.
지난 수개월 동안 두 자산의 움직임을 고려하면 보기 드문 거래였다.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데도 비트코인이 오히려 상승하면서 기존의 상대적 부진 흐름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비트코인의 상승폭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6만5000달러 부근에 머물던 BTC는 7만달러를 돌파한 뒤 7만5000달러를 넘어섰고 결국 7만90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반면 미국 증시는 같은 기간 약세를 보였다. 주간 기준 S&P 500은 1.43%, 나스닥은 2.05% 하락하며 각각 3주 연속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비트코인은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오히려 올해 가장 강한 상승 구간을 만들어냈다.
미국 국채 바이백 확대가 첫 번째 촉매
이번 비트코인 급등을 촉발한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는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였다.
미 재무부는 10년에서 30년 구간의 장기 국채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바이백 규모를 기존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이 조치를 장기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였다.
비트코인은 글로벌 유동성과 장기금리 변화에 민감한 자산이다. 장기 국채금리가 낮아지면 현금과 채권을 보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상대적 수익이 줄어들고, 주식이나 금, 비트코인처럼 수익률을 제공하지 않는 자산의 상대적인 매력은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재무부 조치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과 금 같은 희소자산에 대한 매수세가 동시에 강화됐다. 시장 일부에서는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를 직접적인 양적완화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지만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재료로 평가했다.
대규모 숏 청산이 상승 속도 키워
6만달러 중반에서 오랫동안 움직이던 비트코인에는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숏 포지션도 상당히 쌓여 있었다. 가격이 예상과 반대로 급등하면서 이러한 포지션이 연속적으로 청산됐고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비트코인이 7만달러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하루 동안 수십억달러 규모의 숏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일부 집계에서는 단 하루에 약 27억5000만달러의 숏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숏 포지션이 청산되면 거래소는 포지션을 종료하기 위해 해당 자산을 시장에서 다시 매수한다. 가격 상승 때문에 숏이 청산되고, 청산 과정의 강제 매수가 다시 가격을 올려 추가적인 숏 청산을 발생시키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도 이러한 숏 스퀴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다만 이후에도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려면 강제 청산에 따른 일시적인 매수뿐 아니라 실제 현물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지가 중요하다.
현물 ETF 자금도 다시 유입
이번 상승이 단순한 숏 스퀴즈로만 설명되지 않는 이유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도 신규 자금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급등이 시작된 이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하루 순유입 규모가 5억달러를 넘어서는 날이 나타났으며 주간 누적 순유입도 크게 확대됐다. 최근 유출과 유입을 반복하던 기관 자금이 가격 상승과 함께 다시 비트코인 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숏 청산은 가격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지만 지속성이 제한적이다. 반면 현물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은 실제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확보해야 하는 수요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랠리 지속 여부를 확인하는 데 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번 상승 이후에는 비트코인 가격뿐 아니라 ETF의 일별 순유입이 계속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격이 7만달러 후반을 유지하면서 ETF 자금까지 계속 들어온다면 이번 움직임을 단순한 레버리지 청산 이상의 변화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늘어난다.
미국 암호화폐 규제 기대도 동시에 개선
시장 환경 변화에는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움직임도 포함됐다. SEC는 최근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위한 새로운 자금조달 규정인 Regulation Crypto Assets를 제안했고 백악관에서는 암호화폐 기업과 규제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행사가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의회에 CLARITY Act 처리를 촉구했다. CLARITY Act는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SEC와 CFTC의 규제 권한을 구분하고 암호화폐 시장의 법적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는 은행과 자산운용사, 기업이 암호화폐 시장에 자금을 배분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상승에서는 재무부의 유동성 관련 조치와 규제 기대가 거의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 분위기를 빠르게 바꿨다.
비트코인이 주식과 완전히 분리됐다고 보기는 일러
최근 움직임이 강하지만 이를 비트코인과 S&P 500의 완전한 디커플링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기간이 짧다.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특정 며칠 동안 미국 증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뒤 다시 위험자산 흐름에 합류한 사례가 많았다. 특히 기준금리 전망과 달러, 금융시장 유동성처럼 모든 위험자산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거시경제 변수가 강해질 때는 비트코인과 기술주의 상관관계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이번에도 비트코인이 미국 증시와 전혀 다른 경제적 이유로 상승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으로 장기금리 부담이 낮아지고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은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위험자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경제 변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것은 비트코인이 수개월 동안 이어졌던 S&P 500 대비 상대적 부진을 강하게 뒤집었다는 사실이지 두 자산 사이의 장기적인 상관관계가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같은 방향보다 상승폭 차이가 더 중요
Glassnode 데이터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비트코인이 S&P 500을 앞선 날짜 자체는 적었지만 강한 날에는 초과수익률이 훨씬 컸다는 점이다.
최근 3개월 동안 비트코인은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거래일에서만 S&P 500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강했던 날에는 주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폭이 커지는 특성이 나타났다.
이번 랠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S&P 500의 하루 변동이 대체로 1% 안팎에 머무르는 동안 비트코인은 하루에 수%에서 두 자릿수에 가까운 움직임을 나타냈다. 따라서 두 자산의 상대성과를 볼 때 단순히 어느 쪽이 더 자주 올랐는지만 확인하면 전체 수익률 구조를 놓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좋은 날의 숫자가 적더라도 몇 차례의 강한 상승이 장기간의 상대적 부진을 빠르게 만회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의미다.
다음 관찰 지점은 상대성과 유지 여부
이번 변화가 일시적인 급등인지 새로운 흐름의 시작인지는 앞으로의 거래에서 확인해야 한다. 가장 먼저 볼 지표는 미국 증시가 다시 상승할 때 비트코인이 계속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지 여부다.
두 번째는 미국 증시가 다시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이 7만달러대의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지다. 주식시장 약세가 지속되는 동안 BTC가 독립적으로 강세를 유지한다면 최근 움직임을 단순한 며칠간의 예외로 보기 어려워진다.
세 번째는 현물 ETF 자금이다. 대규모 숏 청산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기 때문에 이후 상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현물 자금이 필요하다. ETF 순유입이 며칠 이상 지속되면서 BTC가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8만달러 부근의 가격대를 넘어설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번 상승으로 비트코인은 5월 고점이었던 8만3000달러와 다시 가까워졌다. 6만5000달러 부근에서 시작된 급등이 단기적인 가격 회복으로 끝나는지, 5월 이후 이어진 중기 하락 구조까지 바꾸는지는 8만달러에서 8만3000달러 사이의 매물대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따라 더욱 분명해질 전망이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