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금융감독청(BaFin)의 소비자 경고

BaFin 10일 동안 무인가 영업 경고 12건 발표
독일 금융감독청 BaFin이 9월 들어 무인가 금융·투자·암호자산 서비스를 대상으로 잇따라 소비자 경고를 내놨다. 9월 2일부터 11일까지 공개된 관련 소비자 공지는 모두 12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5건은 암호자산 서비스를 직접 언급했다.
공개 일자별로는 9월 2일 1건, 3일 1건, 4일 2건, 7일 1건, 9일 2건, 11일 5건이었다. 특히 11일 하루에만 5건이 집중됐다. 전체 12건 가운데 나머지 7건은 전통 금융·증권 서비스와 정기예금 상품, 신용계약 등을 대상으로 한 경고였다.
BaFin 경고는 법원의 유죄 판단과는 성격이 다르다. 감독당국이 특정 사업자가 필요한 허가 없이 금융이나 암호자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파악했거나 그러한 혐의를 확인했을 때 소비자에게 공개적으로 알리는 조치다. 개별 공지에서도 조사 단계에 따라 확인된 사실인지 의심 단계인지를 구분해 표현하고 있다.
암호자산 서비스 관련 경고 5건
9월 2일에는 37mh라는 사이트가 암호자산 서비스를 무인가로 제공하고 있다고 BaFin이 경고했다. 감독당국은 해당 사이트에 유효한 법적 고지 정보가 없으며 BaFin의 감독을 받고 있다는 사이트 내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9월 4일에는 rheinbridge.capital이 대상에 올랐다. BaFin은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운영자가 필요한 허가 없이 금융서비스와 암호자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9월 9일에는 웹사이트만이 아니라 메신저를 직접 겨냥한 경고도 나왔다. BaFin은 ‘Sophia Hoffmann’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채널과 그 안에서 운영되는 봇, 연계된 사이트를 대상으로 무인가 금융·암호자산 서비스 가능성을 알렸다.
9월 11일에는 schelhammer-systems와 sogmbh 관련 경고가 공개됐다. schelhammer-systems 운영자에게는 금융서비스와 암호자산 서비스를 필요한 허가 없이 제공한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sogmbh는 금융·증권·암호자산 서비스와 함께 기존 기업의 신원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문제까지 포함됐다.
독일에서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하려면 허가 필요
독일에서 상업적으로 암호자산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업자는 유럽연합 암호자산시장규제 MiCAR와 독일 암호시장감독법의 적용을 받는다. 암호자산 거래 플랫폼 운영과 고객을 대신한 거래, 암호자산과 법정화폐 또는 다른 암호자산의 교환, 수탁 등은 규제 대상 서비스에 포함된다.
BaFin의 정식 허가를 받은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자는 감독당국의 기업 데이터베이스와 관련 등록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른 EU 회원국에서 MiCAR 허가를 받은 사업자가 패스포팅 제도를 이용해 독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해당 국가의 등록 정보와 유럽 차원의 등록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사이트에 ‘규제를 준수한다’거나 ‘허가 신청 중’이라는 문구가 표시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업 자격이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법인명과 등록된 서비스 범위가 감독당국 자료와 일치하는지가 기준이 된다.
브랜드명 아닌 실제 법인명 확인이 첫 단계
사업자의 허가 여부를 확인할 때는 플랫폼 첫 화면에 표시된 브랜드명보다 법적 고지에 기재된 정확한 법인명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동일하거나 비슷한 브랜드를 여러 법인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명이 확인되면 BaFin 기업 데이터베이스에서 해당 회사를 검색해 실제로 감독 대상인지 확인할 수 있다. 검색 결과에 회사가 나타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어떤 금융서비스에 대한 허가를 받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투자중개 관련 허가를 가진 회사라고 해서 자동으로 암호자산 거래나 수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MiCAR에 따라 암호자산 서비스를 제공할 권한이 있는지, 기존 금융기관의 경우 필요한 통지 절차가 완료됐는지까지 서비스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BaFin의 무인가 영업 경고 목록에서 법인명과 사이트 도메인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경고 목록에 이름이 없다는 것만으로 허가된 사업자라는 의미는 아니다. 감독당국이 아직 해당 사업자를 조사하지 않았거나 경고를 공개하기 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 정보 도용한 신원 사칭도 확인
9월 경고에서는 실존 기업의 정보를 가져와 무관한 투자 사이트를 정상 회사처럼 꾸미는 신원 도용 사례도 확인됐다. 조사된 12건 가운데 3건에서 이러한 문제가 언급됐다.
cptvertex의 경우 사이트 법적 고지에 Vertex AG라는 회사가 표시됐고 기재된 등록번호는 실제 스위스 상업등기부에 존재하는 Vertex Treuhand AG와 연결됐다. BaFin은 해당 실존 기업이 문제의 웹사이트나 그곳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와 관련돼 있다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capitalparadigm 역시 독일 그륀발트에 위치한 Paradigm Capital AG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sogmbh에 사용된 정보도 오펜부르크의 Strategic Opportunities GmbH와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상업등기부에 존재하는 법인명이나 등록번호가 사이트에 표시돼 있더라도 해당 사이트를 실제 회사가 운영하는지는 별도의 문제인 셈이다. 기업의 공식 연락처와 사이트 정보를 독립적으로 대조해야 하는 이유다.
텔레그램과 왓츠앱으로 투자자 모집
이번 12건 가운데 2건은 일반적인 투자 사이트가 아니라 텔레그램과 왓츠앱 같은 메신저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는 형태로 시작됐다.
BaFin은 9월 9일 ‘Sophia Hoffmann’ 텔레그램 채널과 관련 봇에 대해 경고했다. 같은 날 공개된 다른 공지에서는 왓츠앱 그룹을 통해 ‘Pinney Investment Lab’ 또는 ‘PISI Investment Forum’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투자자를 모집한 사례도 다뤘다.
해당 그룹에서는 ‘Dual-Track Transformation Plan’이라는 AI 프로젝트를 홍보하면서 이미 BaFin에 허가 신청을 제출했고 독일과 유럽의 감독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aFin은 이러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후 이용자에게 등록 양식을 작성하도록 한 뒤 외부 거래 플랫폼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 사용됐다. 감독당국의 허가를 이미 받은 것처럼 꾸미는 대신 공개 등록부에서 확인할 수 없는 ‘신청 중’이라는 표현을 신뢰 확보에 활용한 사례다.
독일 은행법과 암호시장감독법에 근거해 경고
BaFin의 무인가 금융서비스 관련 소비자 경고는 사업 내용에 따라 법적 근거가 달라진다. 일반 금융·증권 서비스와 관련된 공지에는 독일 은행법 제37조 4항이 적용되며 암호자산 서비스 관련 경고에는 암호시장감독법 제10조 7항이 사용된다.
한 사업자가 전통 금융서비스와 암호자산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두 조항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다. 9월에 공개된 sogmbh와 텔레그램 채널 관련 사례에서도 두 영역이 함께 등장했다.
12건 가운데 암호자산 서비스를 명시한 경고는 5건이었다. 이 가운데 37mh는 BaFin이 확인한 사실을 토대로 무인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표현했고 나머지 사례에서는 무인가 영업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 단계의 표현이 사용됐다.
BaFin 경고 목록만으로 전체 시장 확인할 수 없어
BaFin의 소비자 경고는 감독당국에 이미 포착된 사업자를 확인하는 자료다. 새로운 사이트가 등장한 시점과 감독당국이 문제를 인지하고 공지를 게시하는 시점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경고 목록에 없다는 사실 자체가 정상 영업의 증거는 아니다.
EU 내 다른 국가에서 정식 MiCAR 허가를 받은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자가 유럽 패스포팅 제도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업체는 독일 금융기관과 동일한 형태로 BaFin 기업 데이터베이스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며, 허가를 내준 본국 감독기관과 유럽 차원의 등록 정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BaFin의 허가 또는 EU 내 적법한 영업 자격이 확인된다고 해서 투자상품의 수익성이나 가격, 사업자의 서비스 품질까지 감독당국이 보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허가 정보는 해당 사업자가 어떤 규제 체계 아래 어떤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다.
9월 2일부터 11일까지 BaFin이 공개한 무인가 영업 관련 소비자 경고 12건 가운데 5건에서 암호자산 서비스가 직접 언급됐다. 웹사이트뿐 아니라 텔레그램과 왓츠앱을 통한 모집, 실제 기업 정보를 가져온 신원 도용, 존재하지 않는 감독 관계를 주장하는 방식까지 함께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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