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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뱅크먼-프라이드, 대법원에 사기 유죄 판결 뒤집어달라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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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뱅크먼 프리드 미국 대법원에 유죄 판결 뒤집어달라 요청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공동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가 사기 유죄 판결과 약 110억달러 규모의 몰수 명령을 뒤집기 위해 미국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2023년 배심원단으로부터 사기와 공모, 자금세탁 등 7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고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이후 진행해 온 법적 대응이 미국 최고법원까지 이어졌다.

뱅크먼 프리드 측 변호인단은 9월 10일 대법원에 사건 심리를 요청하는 상고허가 청원을 제출했다. 변호인단은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가 고객과 투자자에게 최종적으로 자금을 상환할 수 있을 정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도록 제한받았다고 주장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FTX와 알라메다가 붕괴 당시 심각한 유동성 문제에 직면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두 회사가 보유한 투자자산까지 고려하면 고객과 채권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을 충당할 수 있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변호인단은 이런 내용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배심원에게 충분히 제시됐다면 재판에서 FTX 자산 상황과 고객 피해를 다른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FTX는 2022년 11월 대규모 인출 요구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검찰은 뱅크먼 프리드가 FTX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를 자신이 지배하던 암호화폐 트레이딩 회사 알라메다 리서치로 이동시켰고, 해당 자금이 투자와 정치 후원, 부동산 매입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고 기소했다.

고객 자산 상환 가능성 둘러싼 증거 제한 문제 제기

대법원 청원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고객들의 최종적인 경제적 손실과 관련된 증거를 재판에서 어느 범위까지 허용했어야 하는지다. 뱅크먼 프리드 측은 검찰이 FTX 고객들의 막대한 손실을 반복적으로 강조한 반면 피고 측에는 투자자산의 가치와 향후 상환 가능성을 설명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FTX와 알라메다에 고객들의 청구액을 충당할 수 있는 자산이 존재했고 해당 자산 가치가 회복되면서 실제 파산 절차에서도 채권자들이 상환을 받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FTX 파산계획에 따라 다수 채권자는 인정된 청구액을 현금으로 돌려받고 있으며 일부에는 이자 성격의 추가 지급도 포함됐다.

그러나 검찰의 입장은 달랐다. 고객들이 파산 절차를 통해 나중에 자금을 돌려받았는지는 뱅크먼 프리드가 당시 고객 자금을 허가 없이 사용하고 이를 둘러싼 허위 설명을 제공했는지를 판단하는 사기 혐의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역시 재판 과정에서 뱅크먼 프리드가 고객에게 결국 돈을 돌려줄 생각이었다는 주장을 사기 혐의에 대한 직접적인 방어 논리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했다. 고객의 자금을 허가 없이 사용한 행위가 있었다면 나중에 이를 갚으려 했거나 결과적으로 피해가 회복됐다는 사실만으로 사기 의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제2연방항소법원 6월 유죄 판결 유지

뱅크먼 프리드는 1심 판결 이후 제2연방항소법원에 항소했지만 지난 6월 패소했다. 3명으로 구성된 항소심 재판부는 6월 12일 그의 유죄 판결과 25년형, 약 110억달러의 몰수 명령을 모두 유지했다.

항소심에서도 뱅크먼 프리드 측은 법원이 고객들에게 최종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힐 의도가 없었다는 증거를 제한함으로써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배심원에게 제공된 설명과 증거가 검찰 측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구성됐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러나 제2연방항소법원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2025년 선고한 Kousisis 대 United States 판결을 적용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해당 판결에서 연방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최종적인 순경제손실을 입히려는 목적까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제2연방항소법원은 이 법리를 근거로 물질적으로 중요한 허위 진술이나 기망을 통해 피해자로부터 돈이나 재산을 취득했다면 이후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완전히 손해를 보지 않았더라도 연방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뱅크먼 프리드가 고객 자금을 나중에 상환할 계획이었다고 믿었는지는 유죄 판결을 뒤집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재판에서 제시된 증거도 충분했다고 밝혔다. 뱅크먼 프리드가 고객 자금이 안전하다고 외부에 설명하는 동안 FTX에서 알라메다 등으로 수십억달러가 이동했고, 해당 자금이 다양한 투자와 지출에 사용됐다는 증언과 기록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110억달러 몰수 명령도 대법원 심사 요청

뱅크먼 프리드 측은 유죄 판결뿐 아니라 약 110억달러에 달하는 형사 몰수 명령도 대법원이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 금액이 미국 수정헌법 제8조가 금지하는 과도한 벌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심 법원은 2024년 징역 25년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하면서 약 110억달러의 몰수를 명령했다. 뱅크먼 프리드 측은 피해자 상당수가 파산절차를 통해 자금을 돌려받게 된 상황에서 개인에게 110억달러 규모의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범죄로 발생한 실제 경제적 손해와 비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2연방항소법원은 이 주장 역시 기각했다. 형사 몰수액은 피해자가 최종적으로 입은 손실액만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며 범죄를 통해 취득하거나 범죄에 연결된 자산 규모 등을 기준으로 결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법원은 110억달러가 매우 큰 금액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뱅크먼 프리드에게 적용된 범죄의 규모와 관련 법률을 고려할 때 수정헌법 제8조가 금지하는 수준으로 범죄의 중대성에 비해 현저하게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FTX 채권자 상환 이후 다시 떠오른 손실 논쟁

뱅크먼 프리드 측의 대법원 전략에서 FTX 파산 이후의 자산 회복은 중요한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FTX가 붕괴한 직후에는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컸지만 파산관리 과정에서 암호화폐와 투자자산을 회수하고 일부 투자자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채권자 상환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FTX 파산 절차에서는 인정된 고객 및 채권자 청구액을 기준으로 현금 상환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뱅크먼 프리드 측은 FTX가 근본적으로 지급불능 상태였다기보다 갑작스러운 대규모 인출을 감당하지 못한 유동성 위기에 가까웠으며 장기적으로는 고객들을 상환할 수 있는 자산을 갖고 있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파산 이후 자산 가치가 상승하거나 회수 작업을 통해 고객이 돈을 돌려받았다는 사실이 2022년 이전 발생한 자금 유용 행위의 성격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기죄는 피해자가 최종적으로 얼마를 돌려받았는지가 아니라 피고인이 기망을 이용해 피해자의 돈이나 재산을 취득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이번 대법원 청원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뱅크먼 프리드 측은 경제적 손실이 연방 사기죄의 필수 구성요건이 아니라면 검찰도 피해자 손실을 강조하는 증거를 이용해 배심원에게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손실을 강조했다면 피고인에게도 해당 손실이 최종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반대 증거를 충분히 제시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는 논리다.

대법원 사건 심리 여부가 다음 단계

뱅크먼 프리드가 대법원에 청원을 제출했다고 해서 사건이 자동으로 다시 심리되는 것은 아니다. 연방대법원은 접수된 상고허가 청원 가운데 일부 사건만 선택해 본안 심리를 진행한다.

이번 청원에서 뱅크먼 프리드 측은 재판 과정의 증거 제한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는지, 피해자의 순경제손실이 사기죄의 필수 요건이 아닌 상황에서 손실과 관련된 증거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110억달러 규모의 몰수 명령이 수정헌법 제8조에 부합하는지를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대법원이 심리를 받아들이면 2025년 Kousisis 판결 이후 연방 사기 사건에서 피해자 손실과 상환 가능성에 관한 증거를 어느 범위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가 다시 다뤄질 수 있다. 대법원이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2연방항소법원이 지난 6월 확정한 유죄 판결과 징역 25년, 약 110억달러의 몰수 명령이 그대로 유지된다.

연방대법원은 앞으로 미국 정부 측 답변과 관련 서류를 검토한 뒤 뱅크먼 프리드의 사건을 정식 심리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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