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위험한 예측 시장 ‘언급’ 계약에 대해 경고를 발표

CFTC 멘션 마켓 조작 위험 경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특정 인물의 발언이나 행동에 결과가 좌우되는 예측시장 계약에 대해 조작 위험이 높다는 판단을 내놨다. CFTC 시장감독부는 9월 22일 지정계약시장에 보낸 직원 권고문에서 이른바 멘션 마켓을 상장할 수 있는 경우가 제한적이라며 계약 설계와 시장 감시에 보다 엄격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CFTC가 정의한 멘션 마켓은 특정 인물이 정해진 단어나 문구를 말하는지, 특정 행사에 참석하거나 모습을 드러내는지, 다른 사람과 만나거나 상호작용하는지 등을 결과 조건으로 사용하는 이벤트 계약이다. 연설이나 기업 실적발표 전화회의에서 특정 단어가 언급될지를 맞히는 상품뿐 아니라 두 사람이 악수하거나 함께 사진에 등장하는지, 소셜미디어에서 상호작용하는지를 대상으로 한 계약도 여기에 포함된다.
일반적인 이벤트 계약은 경제지표 발표나 선거 결과, 스포츠 경기 결과처럼 한 개인이 임의로 결정하기 어렵고 외부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멘션 마켓은 특정 인물 한 명이나 소수 관계자의 행동만으로 계약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 CFTC의 설명이다.
CFTC 시장감독부는 이러한 계약의 결과가 독립적으로 생성되지 않거나 외부에서 명확히 검증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이벤트 계약보다 조작에 취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과를 결정하는 당사자가 직접 자신의 행동을 바꾸거나, 가까운 관계자가 미리 정보를 알고 거래하거나, 외부인이 당사자에게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정 단어 말하게 만들면 계약 결과도 바뀔 수 있어
CFTC는 권고문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팟캐스트 진행자가 특정 표현을 말할지를 대상으로 하는 계약을 사례로 들었다. 진행자 본인이 해당 표현을 의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가 질문을 제출하거나 방송 중 언급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조건 충족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연설문이나 사전에 준비된 발언, 행사 참석자 명단, 공개되지 않은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보다 계약 결과를 먼저 파악할 가능성도 있다. CFTC는 이런 정보가 중요 비공개 정보로 작용하면서 특정 참여자에게 거래상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부에서 결과를 조작하는 방식도 문제로 제시됐다. 특정 인물이 한 행동에 따라 계약이 정산되는 경우 금전적 유인이나 사회공학적 접근, 온라인 압박 캠페인 등을 통해 해당 인물 또는 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자의 행동을 바꾸려는 시도가 발생할 수 있다.
비공개 장소나 비공식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행동은 결과 확인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공개 인물이 아닌 사람의 행동을 대상으로 한 계약 역시 외부 검증이나 공개적인 감시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대중에게 공개되는 행사라도 계약 결과를 좌우하는 행동이 행사 본래 내용과 무관한 단어나 사소한 행동이라면 이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고 감시하기 어렵다는 것이 CFTC의 판단이다.
거래소에 네 가지 요소 집중 검토 요구
CFTC 시장감독부는 멘션 마켓 상장을 검토하는 지정계약시장이 계약별로 여러 조작 가능성을 분석해야 한다며 네 가지 요소를 중점적으로 제시했다.
첫 번째는 계약 결과를 결정하는 인물에게 적용되는 독립적인 의무다. 해당 인물이 법적·직업적·계약상·신인의무·비밀유지 또는 조직 내부 규정을 적용받고 있는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면서 계약 결과를 조작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법적 또는 직업적 불이익이 충분히 큰지를 살펴야 한다.
두 번째는 외부 압력을 통한 조작 가능성이다. 결과를 직접 결정하는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경우뿐 아니라 다른 시장 참여자가 금전적 유인이나 사회공학, 공개적인 압박을 통해 당사자 또는 그 주변 인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됐다.
세 번째는 결과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지와 충분한 공개 감시가 존재하는지 여부다. 계약 정산에 사용되는 발언이나 행동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동시에 상당한 대중의 감시를 받는지, 해당 행동이 실제 행사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까지 분석해야 한다.
네 번째는 거래소 자체의 거래 규칙과 시장 감시 체계다. CFTC는 멘션 마켓을 제공하려는 거래소가 조작과 조작 시도, 비공개 정보의 부당한 이용을 탐지하고 억제할 수 있는 규칙과 감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특정 관계자 거래 제한과 이상 거래 감시도 제시
구체적인 관리 방식도 권고문에 포함됐다. CFTC는 거래소가 계약 결과를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사람과 알려진 내부자를 식별하고, 이들과 계약 사이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계약이라면 공직자 정보와 재산공개 자료 등을 활용할 수 있고,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다면 기업 공시와 상업용 데이터 등을 이용해 관련 인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포지션 한도와 보고 의무, 기록 보관, 거래 감시 등의 조치를 각 계약의 위험 수준에 맞춰 적용하도록 했다.
특정 계약과 관련된 참여자를 제한 명단에 포함하거나 제3자 데이터를 활용해 계약 당사자와 거래자 사이의 연결 관계를 확인하는 방식도 예시로 제시됐다. 일부 계약을 거래하기 전에 이용자의 고용 상태를 주기적으로 갱신하도록 하거나, 계약 관계자와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도록 안내창을 띄우는 방식도 포함됐다.
거래 행태 자체도 감시 대상이다. 한 이용자가 평소 다른 시장에서는 거래하지 않다가 특정 유형의 멘션 계약에서만 지속적으로 큰 수익을 내는 경우, 중요 정보가 공개되기 직전에 반복적으로 포지션을 잡는 경우, 계정 생성이나 자금 입금 시점이 특정 이벤트와 비정상적으로 일치하는 경우 등이 이상 거래 사례로 제시됐다.
CFTC는 공개 인물의 행사 참석 여부를 다루는 계약이라면 해당 인물과 공동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의 거래를 제한하거나, 조작에 필요한 비용보다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작아지도록 포지션 한도를 설정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텔레프롬프터 담당자 내부정보 거래 적발
이번 권고는 실제 멘션 마켓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거래가 적발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나왔다. CFTC는 지난 8월 28일 백악관 텔레프롬프터 담당자로 근무했던 가브리엘 페레스가 업무상 취득한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대통령 발언 관련 이벤트 계약을 거래했다고 발표했다.
CFTC 조사 결과 페레스는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백악관에서 근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실제로 진행되기 전에 연설 내용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는 대통령이 연설에서 특정 단어나 문구를 사용할지를 대상으로 한 예측시장 계약을 거래해 10만7539.02달러의 이익을 얻었다.
CFTC는 페레스가 신뢰 관계에 따라 보호해야 할 중요 비공개 정보를 개인 거래에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페레스에게 부당이득 10만7539.02달러 반환과 민사 벌금 6만5000달러를 명령했으며 3년간 거래 금지 조치도 부과했다. 민사 벌금에는 조사 과정에서의 협조가 반영됐다.
이 사건은 멘션 계약의 결과를 미리 알고 있는 관계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다는 위험을 실제로 보여준 사례가 됐다. 당시 거래 대상은 대통령의 연설에서 특정 표현이 등장할지를 예측하는 계약으로, 페레스의 업무 위치 자체가 일반 시장 참여자가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제공했다.
멘션 마켓 상장은 제한적인 경우만 가능
CFTC 시장감독부는 멘션 마켓을 일률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았다. 계약 구조와 거래소의 규칙, 시장 감시 및 통제 장치가 충분히 갖춰진 제한적인 경우에는 상품거래법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상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정계약시장에 적용되는 핵심원칙 3에 따라 거래소는 조작에 쉽게 노출되는 파생상품을 상장해서는 안 된다. 시장감독부는 멘션 마켓의 경우 조작에 취약하다는 전제를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강화된 설명과 통제 장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상품을 제출할 때도 단순히 계약 구조만 설명해서는 부족하다. 계약 결과를 누가 통제할 수 있는지, 어떤 내부자가 사전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지, 결과가 외부에서 어떻게 검증되는지, 이를 감시하기 위해 어떤 거래 규칙과 시스템이 적용되는지를 계약별로 구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번 문서는 CFTC 시장감독부 직원이 지정계약시장에 제공한 권고로 새로운 법적 의무나 별도의 규정을 신설한 것은 아니다. 기존 상품거래법과 CFTC 규정 아래에서 멘션 마켓을 어떻게 검토할 것인지에 대한 감독부의 입장을 제시한 것이다. 마이크 셀리그 CFTC 위원장도 권고 공개 이후 규제 명확성이 건전한 시장을 만든다며, CFTC 규제 거래소가 조작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 계약만 상장해야 한다는 기존 의무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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